보안 컨설팅 회사들에게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한다. 사실 우리 회사만의 문제인줄 알았는데, 몇몇 타 회사 사람들과 교류해본 결과, 컨설팅 회사의 고질적인 문제인 것으로 판명났다. 컨설턴트가 언제, 어디로 끌려갈지 모른다는 점이 그렇다. 이건 자연스레 컨설턴트들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아직 겪지 못했으나, 사업이 끝나고 휴가를 올린 한 동료가 상사로부터 '휴가를 왜 써? 너 사업 들어가는 거 몰라?'라는 말을 들으며 휴가가 잘렸다고 한다. 물론, 그 직원은 어떠한 내용도 전달받은 게 없는데 말이다. 언제 어디로 투입될지 모르니, 휴가를 계획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줄일 수 있을까 생각한 결과, 답은 단순했다. 매번 본사에 남아있는 인원들이 제안서를 작성할 때마다 해당 내용을 공유하면 그만인 것이다. 이것도 다른 분들의 경우를 들어보았을 때,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각 컨설턴트들의 현재 스케줄을 표시하는 게 될 것이다. 그러면 A사업에 B의 이름이 올라가 있는데, 그 B가 C 사업에 투입 중이라면, A 사업에는 B의 대체인력인 D가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그건 말그대로 이상적일 뿐,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우리 회사만 하더라도 컨설턴트가 4~50명인데, 그 인원들의 스케줄을 언제 매번 파악하고 있을까. 결국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제안서를 작성할 때 그 제안서의 내용을 기록할 수 있지 않냐는 것이다.
그래서 구글 스프레드 시트를 만들었다.
더욱 많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동료 2명도 꼬셨다. 다른 회사는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 주임, 선임 급들이 제안서를 주도해서 쓰기 때문에 주임, 선임들 중 상당수만 참여하더라도 스프레드시트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무슨 제안서가 올라갔는지, 그 제안서에 내 이름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 제안서에 이름은 올리지 않았어도 대체인력으로 내가 들어갈 수도 있는 사업이 있는지 이를 통해 알 수 있지 않을까?
부디 이번을 시작으로 우리 회사에서 이 전통이 쭉 이어지길 바란다.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 결산 및 2025년 계획 (4) | 2024.12.31 |
---|---|
물리적 취약점 분석·평가 가이드라인을 개선할 수 있을까 (0) | 2024.12.18 |
물리적 취약점 진단을 위한 현장실사를 진행하며 느낀점 (2) | 2024.11.27 |
자격 시험에 대한 생각 (2) | 2024.11.23 |
보안 컨설턴트는 보안담당자가 되기 위해 무엇을 갖춰야 할까 (0) | 2024.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