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보안 소식 및 동향

인공지능 회사를 먹여 살리는 일반 사용자들

김구티2 2024. 3. 12. 18:36

인공지능 기술 자체가 뜨겁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을 다루는 회사가 몸집을 마구 키울 수 있는 것은 비단 그것만은 아니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원동력 중 상당수는 바로 우리의 안일함 혹은 관대함 때문이다.

 

Plainsight Technologies의 CEO 킷 머커는 인공지능을 등에 업고 가는 모든 길이 찬란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유는 데이터 보안 때문이다.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해 훈련을 하고자 하는 기업은 많은데,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 값을 주고 사는 기업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세상에 존재하는 데이터의 대부분은 조용하게 인공지능 개발사로 흘러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어떤 데이터를 가져가는지,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가져가는지, 수집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활용 후 어떻게 처리되는지 등 우리는 데이터의 처리에 관한 모든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과 관련한 법률을 그대로 인공지능의 데이터 상황에 접목시키면 되는 것이다.

 

이미 수많은 데이터들은 허락없이 기업들에 제공되고 있다. 우리가 무료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회사의 직원도 무료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자연스레, 비밀스레 기업의 데이터 저장소 안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사실상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는 이미 각 회사 안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영리와 비영리는 너무도 다르다. 남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가져가 개인의 영리 사업에 이용한다는 것은 우리가 각종 커뮤니티나 SNS에 저작권 허락을 받지 않고 타인의 권한이 있는 저작물을 올리는 것과는 천지차이인 것이다. 내가 BTS의 자료를 여기에 올리는 것과 BTS의 자료를 하이브에 허락맡지 않고 그것으로 상품을 만들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것은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업들은 데이터를 무단으로 가져가면서, 그것의 결과물인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것이 실태인 것이다.

 

데이터를 보호하고, 그 데이터와 얽혀 있는 개개인을 보호하는 건 모든 기업의 책무다. 그 어떠한 기업들도 이 책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 제어 권한에 대해서는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 데이터를 누가 어떤 권한을 가지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정리하지 못한다면, 그 시간 동안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그러므로 사용자 기업들은 제일 먼저 데이터를 무조건 인공지능 기업에 넘기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데이터는 자산이다. 왜 자신의 자산을 다른 기업들에 아무런 대가도 없이 넘기는가? 쓰다 보니 최근 한 가지 화나는 일이 있었는데, 내 모교 고등학교에서 모든 번호를 특정 정치인에게 전달하였고, 그 정치인이 자꾸 동창의 정을 호소하는 연락을 보낸다는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데이터 유출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정보를 보유한 기업들이 그걸 무단으로, 혹은 돈을 받고 인공지능 회사에 넘긴다면, 그 사실을 일반 국민인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한다. 적어도 우리의 동의를 받거나, 우리에게 금전적 리턴을 주거나 해야하지 않을까.

 

데이터에 민감해져야 한다. 나의 계좌번호, 자주 사용하는 ID,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가족관계 등의 개인정보 및 민감정보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인터넷에 들어오는 프로세스는 무엇인지, 내가 글을 쓰는 방식은 어떠한지, 내가 주로 글을 쓰는 시간은 언제인지, 이런 것들도 1원의 가치라고 한들, 자산이 될 수 있다. 권한이 있는 모든 데이터에 대해서는 그 소중함을 잊지 말자. 그리고 그렇기에 권한을 기업에 요구해야 할 것이다.

 

기사 출처: https://www.boannews.com/media/view.asp?idx=127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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