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 보험회사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개인정보를 활용하기 위하여 '무조건 동의'를 요구 하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여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피보험자의 진료기록 열람이 필요한 경우, 수집 목적이나 항목 등을 빈칸으로 둔 채 고객에게 서명만 요구하는 이른바 '포괄적/무조건적 동의' 관행이 실무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보험 가입 서류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막대한 양의 문서를 경험한 적 있을 것이다. 이를 두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심사 과정에서 어떤 추가 정보가 필요할지 사전에 모두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지만, 이는 정보주체가 자신의 어떤 정보가 어디까지 활용되는지 알지 못한 채 서명하게 만들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논란을 야기한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동의가 유효하려면 정보주체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동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 특히 민감정보나 고유식별정보(여권번호, 운전면허번호 등)를 처리할 때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고시한 방식에 따라 글씨 크기나 색상 등을 활용해 중요 내용을 명확히 표시하여 정보주체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보험사가 동의서의 핵심 항목을 빈칸으로 비워두는 것은 이러한 '명확한 고지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며, 정보주체의 실질적인 동의권을 박탈하여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동의로 간주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보험회사가 개인정보 수집·이용 또는 제공 동의서를 받을 때 수집하려는 개인정보의 항목 등을 빈칸으로 두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으며, 반드시 수집 목적, 항목, 보유 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정보주체의 명확한 인지 하에 동의를 받아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만 14세 미만 아동의 경우 법정대리인 동의 및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사망자의 경우 유족 등 권한 있는 자인지 확인한 후 동의를 받아야 하며,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에도 수탁자의 관리·감독 현황을 공개하고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결론 :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또는 제공을 위하여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을 때에는 수집 또는 제공하려는 개인정보의 항목을 명확히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보험회사가 진료기록 열람 등 개인정보 수집·이용 또는 제공 동의서에 수집 또는 제공하려는 개인정보의 항목을 모두 빈칸으로 하여 동의를 받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관계 법령 : 개인정보보호법 제4조 제2호, 제15조 제2항, 제17조 제2항, 제22조, 제22조의2, 제23조 제1항 제1호, 제24조 제1항 제1호, 제26조, 시행령 제17조의2, 제28조, 보험업법 제185조~제189조; 표준약관 [생명보험, 손해보험(화재보험, 자동차보험, 질병·상해보험(손해보험 회사용), 실손의료 보험, 해외여행 실손의료보험, 배상책임보험, 채무이행보증보험, 신용보험, 신원보증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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